건강저널
'암 예방 식품' 석류, 유방암 환자에겐 '치명적 위험'

미국 월간지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운영하는 건강 포털 '더 헬시(The Healthy)'에 따르면, 국제 학술지 '식품 과학 및 영양'(Food Science & Nutrition) 최근호에 게재된 연구에서 석류를 정기적으로 식단에 포함할 경우 암 발병률이 20% 이상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한국을 비롯해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의 약학, 영양학, 화학 분야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대규모 국제 연구다.
석류의 암 예방 및 치료 효과는 주로 풍부한 폴리페놀 성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폴리페놀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를 보호하고 손상을 방지한다. 또한 석류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와 탄닌 성분은 만성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성분들은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급속히 성장하는 것을 막고, 종양이 혈액을 확보하는 과정(혈관신생)을 차단함으로써 암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석류의 잠재적 암 예방과 치료 효과는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는 특성에서 비롯된다"며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석류는 암 관련 각종 신호 전달 경로를 변화시켜 항염증 및 항종양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미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도 희소식이 될 수 있는데, 석류의 정기적인 섭취가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것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석류의 건강상 이점은 암 예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석류는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중성지방 수치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한다.
그러나 석류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유방암 병력이 있거나 현재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석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석류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소플라본은 체내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하여 호르몬 관련 암, 특히 유방암의 성장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자궁근종과 난소낭종을 키울 수 있어 이러한 질환이 있는 여성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석류를 섭취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생과일 그대로 먹거나 주스로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석류 주스를 구매할 때는 첨가된 설탕이나 인공 감미료가 없는 100% 순수 주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석류 추출물이 포함된 건강기능식품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나, 이러한 보충제를 복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석류의 건강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석류만으로 암을 완전히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는 없으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의사의 지시에 따른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