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저널
'다크 세이렌' 메이크업이 당신의 눈을 망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짙은 메이크업의 유행이 현재의 경제 불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경제적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짙은 눈화장과 붉은 립스틱 같은 강렬한 메이크업이 유행한다는 '립스틱 효과' 이론을 주장해왔다. 이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들이 큰 지출은 줄이는 대신, 화장품과 같은 비교적 저렴한 사치품을 통해 심리적 만족감을 얻으려는 경향을 설명한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비용적으로는 저렴하지만 기분 전환 효과가 있거나, 오히려 작은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립스틱 같은 화장품을 사는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립스틱보다는 눈화장이 강조되는 트렌드가 형성되며 이른바 '아이섀도 효과'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미적 취향을 넘어 심리적 방어 기제와 연관되어 있다고 분석한다. 짙은 눈화장, 붉은 립스틱, 짧은 머리 등은 강한 인상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임명호 교수는 "경제가 어렵고 개인의 불안이 커질수록 자신의 여러 요인들 중 오히려 작은 것 한가지 정도만 강조해서 보여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는 일종의 보상심리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01년과 2008년 경제 위기 당시에도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이 크게 유행했으며, 현재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는 SNS를 통해 다크 세이렌 메이크업 튜토리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관련 제품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은 강한 인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눈 건강과 피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모키 메이크업의 핵심인 아이라이너로 눈 점막을 짙게 칠하는 행위는 여러 안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아이라이너가 점막에 녹아 눈물층으로 흡수되면서 눈물막이 파괴되어 안구건조증, 결막염, 각막염 등의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액체 타입 아이라이너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가루가 떨어져 결막에 상처를 낼 위험도 있다. 특히 콘택트렌즈 착용자는 이러한 위험에 더 취약하다.
또한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은 다크서클을 악화시킬 수 있다. 눈 밑 피부는 매우 얇고 피지 분비가 적어 외부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다양한 화장품을 바르고 문지르는 과정에서 색소가 침착되어 다크서클이 생기거나 진해질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화장품 색소 침착이 다크서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안전하게 스모키 메이크업을 즐기고 싶다면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이 좋다. 우선 속눈썹 안쪽의 점막 부분은 피하고 바깥쪽에만 아이라이너를 그리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클렌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데, 화장은 12시간 이내에 깨끗하게 지우는 것이 좋으며, 특히 마스카라나 점막에 그린 아이라이너는 잔여물이 남기 쉬우므로 전용 클렌저를 사용해 꼼꼼히 제거해야 한다. 면봉으로 조심스럽게 터치하듯 닦아내거나 이중 세안을 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결국 '다크 세이렌' 트렌드는 단순한 미적 취향을 넘어 현재의 경제적, 사회적 불안감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트렌드를 따르는 과정에서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