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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악재에도 韓 1인당 국민소득 '선방'..세계 6위 수준 유지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6천 달러를 넘어서며, 주요 선진국 대열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1%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일본과 대만을 또다시 앞지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023년 1인당 GNI는 미 달러화 기준 3만 6,624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1인당 GNI는 2014년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1년째 3만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3만 7,898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정체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달러 환산 기준 성장률이 원화 기준 성장률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소폭 상승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1인당 GNI 규모는 주요국 가운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일본과 대만 수준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었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만 비교하면 우리나라보다 1인당 GNI 규모가 큰 나라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이탈리아의 1인당 GNI 발표 자료가 나오지 않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약 3만 8,500달러)를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6위권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부장은 또한 "대만은 지난해 3만 5,188달러를 기록했고, 일본은 3만 4,5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계산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각국 통화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원화, 일본 엔화, 대만 달러화의 절하율(가치 하락률)은 각각 4.3%, 7.4%, 3.0%였다.
IMF는 우리나라가 2027년이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 부장은 "명목 GNI 증가율은 계속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IMF 외환위기나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 그리고 환율 변동에 따른 미 달러화 기준 변동 폭이 커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은 2.6%로 집계됐다. 이는 속보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민간소비는 1.8% 증가에 그치며 더딘 회복세를 나타냈다.